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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데일리] '성범죄' 앞에 붙은 수식어 '그루밍'의 뜻2019-03-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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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앞에 붙은 수식어 '그루밍'의 뜻


'꾸민다'는 뜻 확장돼 '길들인다'는 의미로 통용
미성숙 아동·청소년 길들여 가하는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 회유·협박 쉽고 범죄 은폐 수월

 



[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최근 사회 곳곳에서 충격적인 ‘그루밍 성범죄 사건’이 잇달아 드러나며 해당 단어의 뜻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그루밍’의 뜻은 ‘몸단장’, ‘차림새’로 통용된다. 국내에서는 외모에 관심이 많아 자신을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을 일러 ‘그루밍족’이라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래 ‘그루밍’이라는 단어는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 말끔하게 꾸민다는 데에서 유래됐다. 단순히 말을 보살펴준다는 뜻에서 확장돼 ‘길들이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성범죄’라는 부정적인 단어에 ‘그루밍’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미성숙한 피해자를 길들여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범죄를 가하는 것을 뜻한다.

주로 애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아동·청소년 등에게 접근해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거나 진로 상담 등을 통해 친밀한 관계를 맺고 상대가 자신을 완전히 믿게 해 스스로 성관계를 허락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높은 위치에서 있으므로 여타 범죄와 달리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것이 수월하며 범죄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힘들다.

최근 인천의 한 교회에서 벌어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피해자 측 주장에 따르면 이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인 김모(36) 목사는 전도사 시절이던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자신이 담당한 중·고등부, 청년부에 있는 10대와 20대 여신도 20여 명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수십 명의 피해자가 있었지만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이유를 전문가들은 그루밍 성범죄의 특성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김 목사가 피해자들을 따로 만나 신뢰 관계를 쌓고 고민 상담과 위로를 해준 행위가 범죄를 은폐시킨 것이다.

지난 8일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조재범 전 코치가 제자 심석희 선수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보도되며 이 역시 그루밍 성범죄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등학생 때부터 조 전 코치의 잦은 폭행을 받으며 훈련해온 심 선수가 심리적으로 지배 상태에서 벗어나 성범죄 사실을 폭로하게 된 데에는 많은 내적 갈등과 고통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한편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조 전 코치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출처] 이데일리 (http://www.edaily.co.kr/news/read?newsId=02443606622356408&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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