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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여성신문] “미혼모에게 모든 책임 묻는 한국 사회 바뀌어야” 2017-03-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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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에게 모든 책임 묻는 한국 사회 바뀌어야


 

▲    ©박규영 디자이너

 

부모 정책은 강화되는데, 부정적 사회 인식은 그대로

“미혼모의 영아 유기 사건, 남자도 찾아내 처벌해야”

최근 미혼모가 영아를 유기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무지해서 비정한 모정’ ‘낳고 버리고, 비정한 엄마들’ 등의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아이를 함께 낳은 남성은 쏙 빠진 채 여성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한국 사회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미혼모나 한부모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거두고 누구라도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사회 인식과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경찰에 따르면 20대 미혼모 A씨는 지난해 병원에서 출산한 아이를 버리고 도망간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이미 2차례나 아이를 낳아 모두 유기했고 적발돼서 처벌받은 여성이었다. 또 고등학생인 10대 B씨는 가족 몰래 아파트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으나 출산 직후 아기가 숨지자 시신을 소화전에 숨겼다. 이 같은 사실을 며칠 후 어머니에게 알렸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미혼모’, ‘한부모’가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그대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전체 가구 수에서 1733만9000가구 중 9.2%인 159만4000가구였으나, 2015년 1870만5000가구 중9.5%인 178만3000가구로 늘었다.

또 한부모가구의 형성 원인 중 사별이 29.7%, 이혼 32.8%, 미혼모·부가 11.6%로, 사별 외의 요인으로 한부모가구가 형성되는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혼모 한부모가구는 지난해 통계청이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미혼모는 총 2만4487명, 미혼부는 총 1만601명으로 나타났다.

▲ 2015년도 한부모 가구 비율   ©통계청

 

미혼모협회 인트리 최형숙 대표는 한부모가구의 어려움에 대해 “소득의 상실에 따른 빈곤의 위험, 경제활동과 가사 및 자녀양육의 병행으로 인한 한부모의 역할과중, 사회관계망 제한 등의 현실적 문제를 복합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성이 가구주인 한부모가구의 경우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의 불리한 위치 때문에 경제적으로 더욱 취약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부모가족에 대한 법률과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경제 지원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2015년도에 처음으로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미혼모가구를 집계했다. 2017년도에는 저소득한부모가족의 아동양육비를 월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하고 지원연령 대상을 만 12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또 청소년한부모의 아동양육비는 월 15만원에서 월 17만원으로 늘렸다.

정책적 지원은 조금씩 확대되고 있지만 사회 인식의 변화는 더딘 편이다. 한부모가족은 여전히 비정상적이거나 특수한 문제로 취급되면서 당당하게 나서기를 두려워 한다.

한국한부모연합회 오진방 활동가는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는 남성 대신 여성이 모든 것을 떠안고 출산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분노는 말할 필요도 없다. 혼자 아이를 낳은 여성을 이상하게 바라보고 책임을 묻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이런 사건은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활동가는 또 인식 개선을 위해 “결혼하기 힘든 사회,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가족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혼모에 대한 새로운 정의도 필요하고, 미혼모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는 사실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최형숙 대표는 사회 인식을 개선하고,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대한 사회적·법적 책임을 묻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육비 청구라는 경제적 책임 뿐만 아니라, 영아 유기나 살해 사건의 경우에도 아이의 아버지도 찾아내서 여성과 똑같이 처벌해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여성신문(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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