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와 미군 기지촌 여성 단체가
손을 맞잡고, 군사주의 여성범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성매매근절을
위한 한소리회’(한소리회)와 ‘기지촌여성인권연대’는 20일 오후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군사주의의 그늘 아래 피해를 입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한국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초청 연사로 나선 평화운동가 마고 오카자와-레이 교수(미국 필딩 대학원)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과 미군 기지촌 성매매 피해여성의 경험이 역사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민족적 의미가 있는 시대의 피해자로 인식돼 왔지만, 기지촌 여성들은 개인적·도덕적 문제가 있는 나쁜 여성으로 인식돼 왔다”고 진단한
뒤, 미군에 의한 강간 등 기지촌 성매매 여성이 입은 피해는 “두 나라의 불평등한 관계가 빚은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안김정애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대표는 기지촌 여성의 문제를 “국가가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죄”로 보았다. 그는 “한·미 합작으로 매춘행위를 조장하고 강요해 기지촌 여성에 대한
주한 미군의 지속적인 강간이 가능했다”며
“한국 정부는 자국민 보호는커녕 정권 안보를 위해 성병검사 등 인권침해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 범죄 중단과 유사범죄 피해자들의 연대인 일본군 위안부,
미군 기지촌 여성, 성매매피해자들의 연대(기지촌여성인권연대 준비위원회)가 군사주의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준비위원회는 앞으로 기지촌 성매매 피해여성의 전면실태조사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 제정 운동을
펼치고, 한·미 양국 정부에 대한 개별적·집단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출처:한겨레 2011 10 2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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