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로 여성 사회활동 여전히 힘들어
우리나라의 성 평등 순위가 여전히 세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한국 시각)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젠더’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분석 대상 135개국 가운데
107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세 계단 떨어진 수치. 부문별론 건강 부문 78위, 정치 권한 부문 90위, 교육적 성과 부문 97위에
각각 올랐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부문은 경제활동과 기회 부문(117위)이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아이슬란드가 차지했으며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뒤를 이었다. 독일은 11위, 미국은 17위, 프랑스는 48위에 각각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엔 필리핀(8위)의 순위가 가장 높았고 중국은 61위, 일본은 98위였다〈이상 그래픽
참조〉.
- ▲ 그래픽=나소연 기자 sywithone@chosun.net
WEF는 보고서를 통해“최근 수년간 세계 각국에서 성별 간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정치·경제적 참여 부문에 있어 남녀
격차가 큰 편”이라며 “특히 일부 국가는 여성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여성 국회의원이나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정해놓고 있지만 정작 세계 각국
장관과 국회의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이 같은 현상의 중심에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월 현재 여성 공무원 비율은 41.8%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서울시 7·9급 공무원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60.7%에 이르렀다. 하지만 5급 이상 고위공무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2.3%에 그쳤다. 고위공무원단(1~2급에 해당)소속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2011년 현재 국회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전체의 15.1%다.
기업 쪽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 ‘2010 여성관리자패널’을 펴내고 “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 269곳 중
부장급 이상 고위직 여성의 비중은 7.3%”라고 발표했다. 직급별 승진자 중 여성의 비율도 17.1%로 남성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전기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 정책연구실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여성이 출산·육아기에 직장을 그만두는 현상은 한국과
일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며 “선진국처럼 탄탄한 공공 보육 시스템을 갖춰 결혼한 여성의 직업 경력 단절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조선일보 2011.11.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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