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언론들은 2일 영국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런던탑 당국이 동료 근위병을 괴롭힌 잘못을 물어 2명의 근위병을
정직 처분했으며, 다른 1명도 조사 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괴롭힘의 대상이 된 근위병은 지난 2007년 런던탑 552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근위병 탄생으로 화제를 모았던 모이라 캐머런(44)이었다.
일간 가디언은 이날 이들 근위병들이 그녀를 여러 차례
괴롭히거나 따돌린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 중 1명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 그를 비방한 혐의로 경찰의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런던탑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유감과 함께 “근위대는 매우 긴밀한 공동체로,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지만,
수백 년간 공고했던 금남의 탑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캐머런의 입성은 이번 일로 그 빛이 바랜 셈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직장 여성들은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다양성과 성적 평등을 성취해야 할 ’무엇’으로 여기는 직장 내 인식 변화에 힘입어 많은 권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직장 내 성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오히려 더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직장 내 성 수행(Performing
Gender at Work)’의 저자 엘리자베스 켈란은 지적한다.
그는 “직장인들에게 물어보면 모두 사무실이 성 중립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한다”며 “사람들은 성 차별 문제는 이미 오랫동안 해결돼 왔으므로 2009년에는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켈란은 이를 두고 ’성 피로감’(gender fatigue)이라고 불렀는데, 사람들은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직장을 성 중립적으로 바꾸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런던 킹스칼리지의 경영학부에서 ’노동과 조직’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스위스에 위치한 두 군데의 정보통신기술 회사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결과를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양측 근로자들 모두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성 중립적이며, 근로자들은 그들의 장점에 따라 평가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차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과거에는 자주 발생했으나 지금은 1회성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으며, 여성들에게 차별 극복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켈란은 여성이 직장 내 네트워킹에서 소외되거나 고객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차별이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여성들이 이를 조직 시스템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자책하면서 차별을 분별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밖에도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