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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성추행에 욕설까지’…여전한 여성차별 2016-06-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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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차별·성희롱 다반사

 

 

세계 여성의 날(3.8)이 올해로 102주년을 맞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여전히 성희롱과 성별 차별에 적지 않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01년 11월 인권위가 설립된 이후 2010년 1월까지 차별행위 진정사건 중 성희롱은 총 676건(9.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 관련 진정도 327건(4.5%)으로 집계되는 등 성적 차이에 따른 피해 진정 건수가 1천3건(13.9%)에 달했다.

이는 전체 22가지 차별행위 가운데 장애 2천2건(27.7%), 사회적 신분 1천15건(14.0%)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것이다.

2008년 7월부터 2009년 6월 사이 인권위에 접수된 차별행위 상담 유형에서도 성희롱이 전체 상담 가운데 21.1%(386건), 성별이 2.0%(37건)를 차지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수치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성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상급자 성추행 많아"…공공연한 성희롱 = 인권위가 간행한 `2008~2009 인권상담 사례집'을 보면 학교와 공공기관, 의료기관 등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사례가 많이 적시됐다.

한 여성 축구선수는 시민축구단 창단식 때 시장이 축사하는 과정에서 "유방이 없어 가볍겠다"고 발언해 참석한 시민이 당황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내담자는 "성희롱을 일삼는 팀장이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여직원의 집을 찾아가 `문 열라'고 소리치고 `미친×'이라 욕하면서 협박해 이 여직원이 정신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시청 공무원인 처형의 경험을 고발한 신청인은 "시의원이 워크숍에서 처형의 손을 강제로 잡고 억지로 술을 먹였다. 방 열쇠를 주면서 '숙소가 불편하면 내 숙소로 와라'는 말을 했다"며 상담을 신청했다.

교통사고로 의료원에 입원했다는 한 내담자는 "젊은 의사가 반응 검사를 한다면서 손으로 항문을 찌르려고 해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이 내담자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상황 설명 없이 남자 의사 혼자서 여성 환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도록 한 의료 행위에 대해 항의했다"고 입원 당시의 불쾌감을 표시했다.

인권위는 의사가 환자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속옷 속으로 손을 넣어 진찰하고 가슴을 만지는 행위는 명백한 성희롱으로, 조사 대상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에서 60대 교사가 컴퓨터 게임을 가르쳐준다며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내용과 대학교수가 교직원에게 "가슴이 앞 사람에게 보이니까 닫아요"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접수됐다.

다른 대학의 한 교수는 학생에게 개인지도할 때 엉덩이나, 허벅지를 만졌다는 내용 등의 상담 사례도 있다.

일반 직장에서 나온 성희롱 고발 사례도 적지않다.

한 미용사는 직장에 출근해 탈의실에서 나오는데 원장이 뒤에서 몸을 만지면서 "내 새끼 많이 컸네"라고 말해 너무 불쾌하고 괴로워 퇴사했다고 전했다.

이 미용사는 "다른 동료도 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지만,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 문제삼지 못했다"고 했다.

마트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은 남성 보안요원이 생리대를 검사하고 투명한 봉지에 넣어 다니라고 요구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

 

◇"하이힐 신었다고 내쫓아"…곳곳서 성차별 = 인권위에는 성별에 따른 차별 행위를 당했다는 내용도 다수 접수돼 있다.

K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학교의 규제 사항을 문제 삼았다.

이 학생은 "학교에서 하이힐을 신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수업 시간에 밖으로 내보내고 도서관에서 퇴출시킨다"며 "남학생의 구두 소리도 작지 않은데 남학생은 제지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여중생 학부모는 "남녀공학 사립학교에서 여학생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치마만 입어야 한다고 학칙에 명시해놓고 있다"며 이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국에서 장기간 프리랜서로 일한 내담자는 나이가 많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고 했다. 이 내담자는 "광고 감소로 회사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해고당했다"고 말했다.

의류업에 종사한 한 내담자는 "임신을 했다고 회사가 불이익을 주고 푸대접을 했다"며 임신에 따른 차별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회사가 구조조정을 한다는 이유로 여성을 먼저 해고했다'는 사례를 들며 "여성을 해고한 자리에 다른 부서의 남성사원을 대체 근무시켰다. 이건 여성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아닌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 차별에 따른 진정과 상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출처 : 0-03-07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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