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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여성 고용차별·임금차별 ‘10년째 그대로’ 2016-06-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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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세계여성의 날’
작년 여성 비경제인구 1042만명…통계작성 이래 최악
여성임금, 남성의 64% 수준…2000년 이후 격차 안 줄어
 




“14년째 한 회사에서 일했다. 회사에 임신 넉달째라는 사실을 알리자, 서울 본사에서 ‘인력 공백이 커 출산휴가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신한 여성 2명만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 나는 갑자기 서울로 발령을 내고, 다른 한 명은 출산휴가 직전까지만 근무하고 정리하자고 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부산 ‘평등의전화’에 접수된 상담사례 가운데 하나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임신이 경력 단절로 이어지기 쉽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세계여성의 날’(8일)을 맞아 7일 펴낸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20년의 성과와 과제’ 보고서에서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이후 고용상 성차별이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임신·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과 여성 비정규직의 확대, 성별 직업분리 현상 등 여성노동시장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2009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49.2%로 1990년대 중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1980~90년대 감소 추세를 보였던 남녀의 임금격차는 2000년 이후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남성의 월평균 임금을 100으로 잡았을 때 여성의 임금이 어느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임금격차는 1980년 40.1%에서 2000년 64.2%로 20년 새 20%포인트 이상 높아졌지만, 그 뒤로는 격차가 더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박선영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 외에도 다수의 여성 비정규직은 해고로부터의 보호, 정년, 승진 등에서 실질적으로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고용 지표는 여성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금융위기 등 경기 불황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노동부가 7일 내놓은 2009년 여성고용 동향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1042만명으로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았다. 2008년에 견주어 보면 28만6000명이나 증가했다. 2009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49.2%)은 2008년과 비교해 0.8%포인트 떨어졌고, 여성 고용률(47.7%)도 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0.4%포인트, 0.8%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편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9개 여성단체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6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한국여성대회를 열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 국공립 보육시설을 지금보다 세배로 늘려줄 것을 촉구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이 지방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할 것 등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출처 : 2010-03-07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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