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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여성조선] 당신의 자녀 성교육은 몇점?2018-01-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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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녀 성교육은 몇점? 

                            

자녀가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아이에게 성에 대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해줘야 하는지 말이다. 가정 내 성교육에 대해 부모들이 스스로 매기는 점수는 몇 점일까. 성교육 전문가들의 자녀 성교육법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PART 1
우리 아이 성교육, 부모로서 나는 몇 점?

성범죄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아들, 딸 상관없이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성 가치관과 낮아지는 성 경험 연령대에 맞춰 실질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의견을 같이하지만 부모 세대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막막할 뿐이다. 그렇다면 가정에서는 어떤 성교육을 하고 있는지, 또 부모 스스로 생각하는 성교육 점수는 몇 점인지, 자녀 성교육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설문 조사를 실시해 알아봤다. 이번 조사는 12월 8~18일에 여성 포털사이트 ‘이지데이’에서 진행했으며 150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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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자녀에게 성교육을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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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을 했다면 어떤 주제였습니까? (복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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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에 대해 부모로서 점수를 매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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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들이 스스로 매긴 성교육 점수는 0점부터 100점까지 다양했다. 평균 점수는 38점이었다. 엄마로서 매우 적극적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있었고, 자녀가 걱정스러워 성교육을 하지만 소극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PART 2
성교육 전문가들의 자녀 성교육법은?

성교육 전문가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했을까? 초등학교, 유치원에 다니는 3남매를 둔 아빠 성교육 전문가와 20대 아들을 둔 엄마 성교육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사람 모두 “가정 내 성교육의 핵심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 의사부터 묻는 ‘딸딸아들’ 아빠
황진철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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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새끼 고추 한번 만져보자~”

어린 손주가 예쁘다며 할아버지가 손을 내민 상황, 성교육 전문가이자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상임이사인 황진철(42) 씨는 아버지를 일단 제지하고 아들의 의사를 물었다.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하고 싶으시다는데 너는 어때?”

“싫어요, 아빠. 싫어요.”

진철 씨는 아들에게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네 뜻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하고, 아버지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아들이 원치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 성교육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비뇨기과 전문의가 성교육 전문가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여성 비뇨기과를 전공하고 성의학을 주로 해왔어요. 한때 포경수술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포경수술을 비롯해 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많이 퍼져 있었죠. 잘못된 정보를 가르치는 전문가도 많았고요. 제가 속해 있는 대한비뇨기과의사회에서 진료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는 9살 딸, 7살 딸, 5살 아들이 있어요. 아빠가 되고 난 후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를 설명하고 가르쳐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었거든요. 저도 아이 키우는 학부모니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일을 하려 성교육을 시작하게 됐죠.

성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젊은 부모들이 먼저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모가 알아야 아이에게 올바른 설명을 해줄 수 있잖아요. 사실 성교육은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인성 교육이거든요. 공교육에서 해줘야 할 성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 있죠.

부모가 자녀에게 꼭 알려줘야 할 것이 있다면요? 부모 성교육의 핵심은 나와 남은 다르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거예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 누군가가 좋아서 상대방 동의 없이 껴안고 그러잖아요. 그럴 때 저는 아이와 이런 대화를 했어요. ‘네가 지금 ○○를 안았네. 네가 안는 걸 상대 아이가 좋아했어? 허락했어?’ 아이는 아니라고 그러죠. 그럼 되물었어요. ‘친구가 좋아하지 않았다면 잘못된 행동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요. 엄밀히 말하면 성교육이 아니에요. 사회 질서를 가르치는 인성 교육이죠.

질문을 던져서 아이 의사와 상대방 의사를 생각해보게 하는 거군요. 본인이 좋고 싫은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자신을 존중할 줄 알고 나에 대한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아는 아이는 다른 사람의 결정권도 존중할 수 있죠. 저는 아이가 꼭 한 번 좌절감을 느끼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려요. 실패를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내가 좋은 건 다른 사람도 좋을 거라고 착각해서 성적 학대나 폭력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남녀 간에는 서로 케미스트리가 있어야 하는데 한쪽이 오해하는 경우도 생기죠. 나의 의사를 분명히 말할 수 있게 가르치시고, 남은 내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꼭 가르쳐주세요. 콘돔과 피임, 성병 같은 것은 그다음 단계죠.
 
 
 
아들과 엄마의 ‘자위 토크’ 동영상으로 화제
손경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위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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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때 사정파티는 어떻게 열어주게 된 거야?”

“엄마가 처음 생리했을 때 할아버지가 초에 불도 켜고 선물도 사주며 축하해주셨거든. 나도 나중에 아들이든 딸이든 파티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었지.”

엄마와 아들의 섹스 토크쇼로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성교육 전문 강사가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위촉 강사 손경이(49) 씨다. 아들 손상민(23) 씨가 어렸을 때 첫 사정을 축하하는 ‘존중파티’를 열어주고, 휴지보다는 물티슈, 물티슈보다는 수건이 더 좋다고 해 자위용 수건을 따로 마련해두었던 엄마. 그녀는 대화법, 논술, 영어, 역사 등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함께 배워나가는 양육을 하다 성교육 전문 강사가 됐다.

“아들이 자꾸 질문했거든요. 고추가 가려워, 예쁜 여자를 보면 가슴이 뛰어, 엄마는 왜 가슴이 큰 거야… 그때마다 도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배웠어요. 대답을 알게 됐죠. 배우고 가르치고, 아이가 다른 질문을 하면 또 배웠어요. 그러면서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게 알려준 것은 몸의 소중함이에요. 내 몸의 소중함을 배우면 다른 사람 몸의 소중함도 알게 되죠.”

 
몇 살 때 어디서부터 무엇까지 말해주는 게 좋은지 성교육의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기준은 없어요. 저는 성에 있어서는 조기교육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야동’을 볼 테고 또래나 미디어를 통해 잘못된 성을 배울 수 있잖아요. 사전에 제대로 가르쳐서 비판 능력을 길러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죠. 한번 잘못 형성된 성 인식을 수정하는 건 굉장히 어렵거든요.

성교육을 하며 많은 부모를 만났을 텐데 보통 어떤 점을 어려워하나요? 남매가 있는데 샤워를 몇 살 때까지 같이 시켜야 하나, 아이가 엄마 가슴을 만지는데 허락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자아이가 샤워 후 알몸으로 터덜터덜 나온다…. 소소한 것부터 커다란 것까지 성은 일상이에요.

그런 문제들에 정답이 있나요? 정답을 찾는 방법이 있지요.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거예요.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간으로서 존중해주고, 한 사람이라도 무언가 거부한다면 또 존중해주어야 하죠. 성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평소 대화를 많이 하고 부모가 먼저 자신의 일상을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야 해요. 그래야 아이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죠. 전혀 대화를 안 하다가 갑자기 성 이야기를 꺼낼 순 없거든요. 유튜브를 보고 저와 저희 아들은 섹스 이야기만 하는 줄 아는 분들도 계세요. 저희는 오늘 뭘 했고, 뭘 먹었고, 누구랑 사귀었고, 헤어졌고, 모든 걸 다 얘기해요. 일상의 대화가 되니 성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거죠.

딸과 아들의 성교육이 달라야 하나요? 딸 아들 구별은 없어요. 아이가 성에 대해 부정적인 것만 알고 있으면 긍정적인 것을 알려주고, 긍정적인 것만 알고 있으면 부정적인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죠. 성 하면 떠오르는 게 뭐냐고 물으면 아이들이 아기, 결혼, 임신 등 다양한 얘기를 해요. 성에 관해 긍정적인 것만 아는 아이에게는 성의 나쁘고 무서운 면을 알려주고, 부정적인 것만 아는 아이에게는 긍정적인 것을 알려줘서 균형을 맞춰야 해요. 남녀를 구별하기보다는 성은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는데, 네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가르치는 게 좋아요. 성교육이라고 섹스 교육만 하는 게 아니에요. 결국 인성 교육이거든요.

유튜브 토크쇼에서 아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단어를 여러 번 쓰던데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해주셔야 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와서 ‘엄마 나 친구랑 싸웠어’라고 해요. 먼저 사과를 할 것인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기 마음을 제대로 알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죠. 상대방 눈치도 보고 자기 스스로 눈치도 보다가 의사 표현도 못하고 결정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일상적인 결정을 할 수 있어야 성적 자기결정권도 가질 수 있는 거예요.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킨십이 있는데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좋다 싫다 말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어릴 때부터 부모가 아이 이야기를 들으려 하고 아이 결정을 존중해줘야죠. 부모와의 대화가 그래서 중요한 거예요. 나를 알아야 하고, 상대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니까요.

[출처] 여성조선(http://wo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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