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간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헤어지자'는 이별 통보가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검거 인원은 2012년 7584명에서 2013년 7237명, 2014년 6675명으로 줄어드는 듯했으나 2015년 7692명으로 급증했다. 2016년에는 8367명이 형사 입건됐다.
지난 5년(2012~2016년)동안 데이트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467명이다. 한 달 평균 여성 7명이 데이트 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살인뿐 아니라 폭행이나 감금, 납치, 특수 폭행 등 강력 범죄도 빈번하다.
같은 기간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상해 사건은 1만3252건이었고, 검거된 사람이 2만8453명에 달한다. 또 흉기 등을 이용한 특수 폭행은 5687건을 집계됐다. 특히 연인 사이에 일어나는 강간 사건도 매년 500건이나 된다.
데이트폭력 범죄 특성상 보복이 두려워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피해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헤어지자'는 여친의 이별 통보, 데이트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 많아
데이트폭력은 엄연한 범죄임에도 연인 간 '사랑싸움'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하다.
이 때문에 차마 사법기관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거나, 피해자 스스로 가해자 처벌을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제 데이트폭력을 경험한 여성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5년 12월에 발표한 데이트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여성 413명 중 245명(59.5%)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중 단 14명만 경찰에 신고했다.
성추행의 경우 총 369명 중 276명이, 성폭력은 총 56명 중 39명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성추행은 불과 4건, 성폭력은 단 1건만 경찰에 신고했다.
데이트폭력 가해자 중 전과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부터 10년간 연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이나 성폭력 등 4가지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가운데 76.6%가 전과자였고, 초범인 경우는 23%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인을 살해한 피의자 중 35%가 '성장 시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36%는 '어릴 적 학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인=소유의 대상' 인식이 문제…집착하는 심리도 한몫
한때 사랑했던 연인을 대상으로 데이트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집착하는 심리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연인을 소유와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고, 데이트폭력을 일종의 사랑 방식이라고 착각해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출처] 세계일보(http://ww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