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반 강남역 - 아침 11시까지 영업하는 클럽 5곳, 여전히 '피크 타임' 감자탕집 새벽 4~7시 매출, 점심시간대랑 거의
맞먹어
- 조선일보DB
"날이 새도
'오늘 밤'이라고 말하는 나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작년 5월 '서울에서의 밤샘 폭음'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의 술 문화를 표현한
말이다. WP는 "한국에서는 술자리가 3차까지 이어지는 게 보통이고, 밤새 술집 순례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
미국에서 '해외 토픽'으로 다뤄진 것이다. 취재팀은 지난 21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서울의 대표적인 유흥가인 홍대입구역과 강남역 일대를 취재했다. 밤샘 술자리의 '민낯'을 보기 위해 휴일로 이어지는 금요일 대신
목요일을 택했다. 평일인 목요일이었지만, 유흥가에는 해가 뜬 뒤에도 술판은 끝나지 않았다.
- 조선일보DB
22일 새벽 2시
30분,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클럽 삐끼(호객꾼)가 길을 걷던 2명의 여성의 팔을 붙잡았다. 여성들이 "지금 가기는 좀 그런데…"라고 하자,
삐끼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지금부터가 피크(peak)인데." 같은 시각 서울 홍대입구역 부근의 '걷고 싶은 거리'와 홍익대학교 앞에는
술을 마시는 손님이 있는 술집이 67곳에 달했다. 새벽 3시, 강남역 인근의 한 감자탕 집에는 50여석의 좌석 중 절반 이상이 와이셔츠에 양복을
차려입은 직장인들이었다. 술에 잔뜩 취해 감자탕집으로 향하던 4명의 직장인 중 한 명이 "아니, 이래서 (아침) 8시 반 회의는 어떻게 해?"
하자, 다른 직장인이 "그냥 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강남역 인근의 한 뼈다귀해장국집 종업원은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매출이 점심 시간대랑
거의 맞먹는다"며 "손님은 점심시간대와 비슷한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오전 4시
30분이 되자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했지만, 100석 이상의 자리가 있는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실내 포장마차 밖에는 7명이 빈자리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었다. 여의도의 한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모(32)씨는 "팀원들끼리 오후 7시부터 회식을 하고 있다"며 "내일 출근할 일은 내일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씨가 얘기했던 '내일'은 이미 시작됐고, 출근도 불과 3시간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날이 훤하게 밝았지만, 강남역과
신사동 일대의 5개 클럽은 여전히 성행(盛行) 중이었다. 일반 클럽이 통상 오후 9시에 문을 열어 새벽 4~5시쯤 손님이 빠져나가는 것과 달리,
새벽 2시에 문을 열어 오전 11시 넘어서까지 영업하는 이른바 '2부 클럽' '애프터 클럽'들이다.
오전 6시. 홍대입구역 인근의 노래방
삐끼들은 "지금부터는 한 사람당 한 시간에 1000원!"을 외치며 집으로, 직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뒤를 잡았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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